5년 걸려 만든 베이컨, 수제 베이컨 만들기
웨버 그릴 구매기
5년 전이었던 것 같네요. 한 커뮤니티에서 어떤 분이 수제 베이컨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너무 만들어보고 싶어서, 덜컥 웨버 그릴을 사 버렸어요. 크면 클수록 좋다는 생각으로 웨버그릴도 57로 구매를 했네요. 지금 생각하면 참 대책 없는 짓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그 그릴 덕분에(?), 옥상을 이용할 수 있는 집을 찾아서 이사 갔었고 그것도 부족해서, 기지로 만들 옥탑방을 구했었죠. 그 옥탑방에서, 함께 놀고 꾸몄던 여자 친구가~ 지금 거실에서 쿠션을 안고 넷플릭스를 보고 있는 사랑스러운 와이프 마이쮸가 되었어요.
어떻게 하다 보니 베이컨 만들기가 사랑하는 사람까지 만나게 한 진귀한 스토리가 되어버렸네요. 베이컨을 만들기 위에서 샀던 웨버 그릴은 한 사람과 연결을 시켜준 작업용(?) 그릴로만 사용했어요.
베이컨 만들기 위한 여건
베이컨을 만들기 위해선 12시간 정도 훈연, 베이킹을 할 장소가 필요해요. 장소도 필요하지만, 최소 하루 정도는 온전히 베이컨을 위해, 시간을 투자해야 되었죠. 5년 동안 옥탑방에서 시도하고자 했지만, 옥탑방을 다 꾸며 갈 때쯤 프러포즈를 했고, 그 이후에 바쁘게 살았던 것 같아요. 주말 하루를 모두 베이컨에만 만들기 위해 쓸 시간이 없었던 것 같네요. 그렇게 결혼을 하게 되었고, 옥탑방의 계약도 끝났습니다. 웨버 그릴은 할머니 댁으로 이동하게 되었고, 그렇게 베이컨에 대한 생각은 잊어졌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에, 웨버 그릴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카고 트레일러와 장박을 시작하면서, 베이컨을 만들기 위한 최적의 여건이 조성되었어요.
만드는 과정이 힘들지만
베이컨을 만들어 보니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습니다. 단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계속 상태 체크를 해 줘야 하는 귀찮음이 문제였죠. 총 걸린 시간은 일주 정도 걸렸네요. 완성 기준으로 할 때 간단히 말하자면 일 주 전 염지, 이틀 전 염도 조절, 하루 전 훈연과 베이킹, 당일 포장을 해서 완성했어요. 아래 염지 재료랑 순서를 적어놨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네요. 처음 만드는 건 맛도 중요했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위생에 더 집중했던 것 같아요. 세균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온도, 포장 등에 집중을 많이 했어요. 다행히 맛도 성공적이게 만들었는지, 선물 받은 지인분들이 추가 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해 주셨네요. 총 2.5㎏ 주문받아서, 다음 주에 또 만들 예정이에요. 만든 과정만 보면 다들 차라리 사 먹겠다고 하시겠지만, 주변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 보면 만든 과정이 모두 즐거운 과정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특히, 마이쮸가 너무 좋아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사람들의 후기를 말하자면, 훈연 향기와 두께, 염도 등 때문에 시중에 파는 베이컨보다 휠씬 좋다고 하네요. 특히 진공포장한 베이컨을 개봉하면 훈연 향기가 주방을 가득 채울 정도로 수제 느낌이 너무 좋다고 해요.
첫 베이컨은 세균이나 변질 걱정 때문에 만나는 사람만 나눠졌는데, 이번에는 멀리있는 친구들과 부모님들께도 보내고자 아이스팩과 포장재도 미리 구매해 놨어요. 마이쮸 아이디어로 집에 조금 있는 포장재와 아이스팩을 이용해, 몇몇 분껜 포장해서 나눠드렸는데 확실히 포장 여부에 따라 반응이 너무 달랐어요. 선물 주실 때는 꼭 포장재, 아이스팩도 미리 사시길 추천드려요.
요즘 미스터 베이컨이라는 별명이 생겨버렸다. 요즘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 고군분투 중인데, 영어 강사님이 영어 공부보다 베이컨을 열심히 만드는 모습을 보고 이름이 아닌 '미스터 베이컨'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를 마이쮸와 친구들에게 해줬더니 이후부턴 웃기다면서 나를 미스터 베이컨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다음번엔 베이컨 훈연할때 영어 단어 한개라도 외워봐야겠다. 학생도 아니고 영어 못한다고 놀림받는게 자존심이 많이 상하지만, 베이컨을 포기할 수 없어서 당분간 미스터 베이컨으로 살아야겠다
아래는 베이컨을 만드는 방법을 공유해드려요. 궁금한 점은 유튜브 댓글이나 블로그 댓글에 남겨주시면 됩니다. 참고로 유튜브 댓글은 실시간으로 답변 가능합니다.
- 염지재료 (고기 1kg)
- 메이플 시럽
- 소금(천일염 80% + 안데스 소금 20%) 1큰술
- 마늘가루 0.5작은술 (양파가루도 있으면 좋다)
- 이탈리안 시즈닝 0.5작은술 (대신 로즈메리+타임+큐민 써도 됨)
- 통후추 0.5T
- 황설탕 1.5T
- 월계수 잎 1.5장 (분쇄하여 사용)
- 베이컨 만들기 순서
- 고기 손질
- 삼겹살 물렁뼈 제거
- 근막 제거 (근막은 염지가 잘 안 되고, 식감도 질김)
- 비계도 적당히 제거
- 삼 겸살 3등분
- 염지 하기 (저장성, 보존성 높이기 위함 방법)
- 밀봉하기
- 4도씨~10도씨 냉장실 7일간 숙성 (하루에 한 번씩 뒤집어주기)
- 차가운 물로 염지 세척
- 세척된 고기를 조금 잘라 팬에 구워서 맛을 보면서 염도 조절한다.
*차가운 물에 3분~2시간 담가놓는다. - 키친타월로 물기를 완전히 없애준다.
- 1일~2일 정도 냉장고에서 건조해준다.
- 압축 훈연 톱밥으로 그릴 온도 40도 미만에서 10시간 동안 훈연한다.
- 그릴 내부 온도 100도 정도로 고기심 부온도 65도까지 베이킹한다. (3시간 예상)
- 완성된 재료는 비닐로 밀봉해서 차가운 물에 담가 둔다.
- 실온으로 내려가면 다시 포일로 감싸서 4도씨 이하 냉장고에 하루정도 보관한다.
- 고기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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