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 캐니언 국립공원 여행기 : 잊지 못할 협곡 트레킹, 미국 서부 여행, 그랜드 서클
오늘은 아주 짧았지만 강력했던 1박 2일 자이언 캐니언 국립공원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글레이셔 국립공원 이후 자이언 캐니언 국립공원에서도 계획처럼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계획의 30% 정도만 진행되었는데도 자이언 캐니언 국립공원의 만족감은 100% 이상 좋았다. 여긴 왜 계획대로 되지 않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너무 좋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한 달간의 미국 자동차 여행 : Getaway to the Sunroad 15화
"자이언 캐니언 국립공원 여행기 : 잊지 못할 협곡 트레킹,미국 서부 여행, 그랜드 서클"
브라이스 캐니언 국립 공원에서 나와, 자이언 캐니언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11시쯤 되었다. 길이 좁다 보니 차량통제를 하면서 천천히 입장시켜주고 있었다. 우선 오늘 계획은 The Narrows (지도)에서 간단히 트레킹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Weeping Rock (지도)에 들렀다가 Angels Landing(지도) 트레킹을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자이언 캐니언 국립 공원에 들어와서 보니, 계획을 모두 변경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The Narrows 입구까지 개인차를 가지고 가지 못하고, Weeping Rock는 폐쇄되었고, Angels Landing은 사전퍼밋이 있어야지 방문할 수 있었다ㅠ설상가상으로 자이언 캐니언 국립공원에서 유일하게 주차할 수 있는 비지터 센터 (지도)의 주차장은 가득 차버렸다. 처음엔 멘붕이었지만 30분동안 주자창을 계속 돌아다니니 겨우 주차할 수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할지 다시 계획을 잡아야 한다. 사실 Weeping Rock는 안 가도 되지만, Angels Landing은 꼭 보고 싶었는데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ㅠ 비지터 센터를 구경하고 우리는 버스를 타고 마지막 계획이었던 The Narrows 쪽으로 이동하였다.
The Narrows를 가기 전, Zion National Park Lodge (지도)에서 내려 점심 식사와 기념품을 구매한 이후에 이동하였다. 꽤 사람들이 많아서 햄버거를 시키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자이언 캐니언 국립 공원을 간다면 꼭 아침 일찍 와서 주차를 하고 사전에 도시락 같은 것을 가지고 와서 먹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배를 든든하게 채우니 기분이 좋아졌다. (단순ㅋㅋ) 그래도 자이언 캐니언 국립 공원의 명물 더 내로우 라도 방문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쉬움도 금세 없어졌다. 처음 계획은 아주 잠깐 더 내로우를 다녀올 생각이었지만 더 깊숙이 들어가기로 했다. 더 내로우 입구에 도착하니, 13시쯤 되었다.
국립 공원에서 트레킹을 많이 하긴 했지만 물 위를 걸어 다니는 협곡 트레킹이라니,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가는 곳마다 감탄히 나올 정도로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이런 협곡 사이를 걸어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로웠다. 아마 여행 중에 이곳에서 가장 많은 사진을 찍은 것 같다.
입구 초입에는 물놀이를 하고 있는 가족들이 많이 보였다. 물깊이는 발목부터 허리까지 다양하게 있어서 깊은 곳에서는 시원하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깊숙이 들어가면 갈수록 사람들은 점점 보이지 않고, 큰 협곡에서 물 흐르는 소리만 들렸다. 나는 확실히 사람들 많은 곳보단 사람이 없는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없으니, 나의 집중력은 모두 주변 환경에 집중된다.
계속 걷다가 보니, 샌들에 발가락이 쓸려서 아팠다. 간단히 물놀이 정도 생각하고 샌들을 가지고 왔는데, 계획과 다르게 우리는 더 내로우에서의 트레킹에 푹 빠져서 계속 걸어갔다.
오더빌굴치(지도)라는 분기점까지 도착했다. 여기에 도착하면 보물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ㅋㅋㅋ얻는건 완주했다는 뿌듯함! 돌아갈까 생각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우리는 더 들어가 보기로 했다.
10분 정도 더 들어 갔을까? 정말 사람은 한 명도 안 보이고, 점점 협곡은 어두워졌다. 잠시 쉬고 있는데 우리가 왔던 길 쪽에서 한 사람이 잔뜩 뭔가 든 가방을 들고 지나갔다. 언뜻 보기엔 물과 음식 같은 것으로 보였다. 옷차림도 여기를 놀러 오는 사람들과는 달랐고, 발걸음도 꽤 빠르게 걷는 걸 보니,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였다. 아마 이 강 깊숙한 곳엔 '현대 문명을 거부하며 사는 사람들이 모여있진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ㅋㅋㅋ
그 사람이 사라진 방향에서, 평범해 보이는 동양인 여자가 나타나서 급하게 우리 앞을 지나갔다. 더 들어가면 뭐가 있냐고 물어봤더니 '아무것도 없다' '혼자 무서워서 그냥 내려가는 중이다' 라고 말하고 빠르게 지나갔다. 혼자서 참 용감하게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그만 내려가기로 하고 동양인 여자가 가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확실히 내려가는 길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보다 휠씬 쉽게 내려갔다. 우리나라도 종종 계곡에서 산을 타는 코스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멋진 협곡 사이에서 트레킹을 하는 경험을 언제 또 해 볼까 싶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속에서 3시간 이상을 트레킹 했더니, 손과 발이 모두 쭈글쭈글해졌다ㅋㅋㅋ
더 내로우를 방문할 땐, 스틱을 가지고 오면 무척 도움이 된다. 스틱이 없으면 비지터센터에서 나무봉을 대여해 준다. 그것도 안되면 입구에 이렇게 다른사람들이 쓰고 놓아둔 나무목봉을 사용하면 될 것 같다ㅋㅋ그리고 신발은 워터슈즈보다는 일반 운동화를 신고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신발 바닥이 단단해야 물속 돌길을 걸을 때 발이 보호될 수 있다.
너무나도 인상 깊었던 트레킹 코스! 자이언 캐니언 국립 공원에 방문했다면 꼭 더 내로우를 방문하길 추천한다.
역시 물놀이(?)를 하니 몸이 피곤하다. 우리는 다른 곳을 갈 계획이 없어서 캠핑장으로 향했다. 이번 캠핑장은 사설 캠핑장으로 예약했다. 간단히 해당 캠핑장 평가를 하자면, 주변에 멋진 냇가와 풍경, 그리고 깔끔한 시설을 가지고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샤워를 할 때 토큰을 넣고 6분 정도 이용할 수 있는데 가격 대비 이런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물론 6분 동안 샤워를 하는데 부족하진 않았지만 시간에 쫓기면서 이용해야 한다는게 기분 좋진 않았다. Zion Canyon Campground and RV Resort (지도)
멋진 풍경 앞에 텐트를 치고, 돼지 목살 스테이크와 저녁식사를 하고 우리는 주변 가게를 구경갔다.
아쉽게도 사진은 찍지 못 했지만 캠핑장 바로 앞에 있는 상점에 꽤 구경할게 많다. 우리는 간단한 간식과 마지막 아이스박스 얼음을 사서 캠핑장으로 돌아갔다.
자이언 캐니언 국립공원의 일정은 이것으로 마무리했다.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계획했던 모든 것을 하진 못 했지만 더 내로우와 자이언 캐니언 국립공원의 분위기는 우리의 만족감을 꽈악 채우고도 남았다. 그랜드서클은 아마 죽기 전에 다시 오지 않을까 싶다. 그때도 자이언 캐니언 국립공원에 다시 방문해서 못한 곳까지 다시 가봐야겠다.
다음 날 아침, 식사를 간단히 먹고 자동차 일주의 종착지인 라스베이거스로 향했다. 자이온 국립 공원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진 약 3시간 정도 운전해야 한다.
가는 길에 서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상점에 들려서 예쁜 스노우볼도 구매했다.
그리고 점심으로는 서부 여행을 하면서 빼 먹을 수 없는 파이브 가이즈도 들렸다. 땅콩기름을 이용하는 파이브 가이즈는 짭조름하게 양념된 땅콩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게 해 놨다. 이제까지 미국에서 먹는 햄버거 중에 가장 맛있고, 푸짐했던 햄버거였다. 한국에도 생긴다고 하니 다시 방문해 먹어봐야겠다. 왜냐하면 토핑을 넣으면 추가금액을 내야 하는 줄 알고 일부로 토핑을 최소화해서 시켰는데... 모두 무료였다.. 아 강제 다이어트한 내 햄버거ㅋㅋ(토핑을 엄청 많이 고르는 마이쮸를 보고 '와 우리 마이쮸 플렉스 하네~'라고 생각했다ㅋㅋㅋㅋ)
그리고 라스 베이거스에 도착하니 오후 3시쯤 되었다. 라스 베이거스부터는 푹 쉬자는 차원에서 꽤 좋은 호텔로 잡았다. 체크인을 하고 그동안 정들었던 서버밴을 반납하러 나갔다.
자이언 캐니언 국립 공원을 마지막으로, 시애틀~라스 베이거스까지 우리와 함께 했던 서버밴을 반납하려고 하니 너무 아쉬워서 사진으로 남기기로 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여행을 하는 수단은 다양하고 각각의 매력도 다른 것 같다. 그중 자동차 여행은 같이 하는 사람과 더욱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여행지의 풍경을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 언제 이렇게 장기간으로 자동차 여행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날을 기대하며~~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다.
미국 여행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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