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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글레이셔 국립공원에서 나와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을 가는 길과 옐로우스톤에 있었던 이야기까지 해 보려고 한다. 미국 자동차 여행은 한국과 다르게 이동거리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지루할 때도 있지만, 높은 확률로 생각하지 못했던 곳을 지나가서 감동을 받기도 하다. 특히, 장거리를 이동하다 보면 계절, 나무, 사람들이 모두 달라져서 꼭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하다. 

 

한 달간의 미국 자동차 여행 : Getaway to the Sunroad 10화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여행기 : 간헐천과 야생동물, 잊지 못할 캠핑 요리 "

 

옐로우스톤 가는 길

글레이셔에서 옐로우스톤 국립공원까진 7시간 정도 쉬지 않고 가야 도착할 수 있어서 우리는 중간 지점인 헬레나에서 여유롭게 쉬어가기로 했다. 글레이셔에서도 캠핑을 했는데 옐로우스톤에서도 캠핑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헬레나 호텔에서 푹 쉬기로 했다. 

 

 헬레나 가는 길에 아름답고 잔잔한 작은 강(냇가?)에서 노부부가 작은 배를 타고 데이트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었는데 아쉽게도 사진을 찍지 못했다.  '우리도 저렇게 아름답게 늙자'라고 이야기하면서 마이쮸와 풍경을 감상했다. (이런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게, 미국에서 자동차 여행을 추천하는 이유이고 내가 운전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이다) 우리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 어마어마한 캠핑 트레일러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은 구경하면서 헬레나로 향했다. 이렇게 운전하다 보니 4시간의 운전이 금방 지나갔다. 우리는 헬레나에 도착하여 ROSS를 털고 ㅋㅋㅋ바로 잠에 들었다. 

 

"첫 번째 날 : 옐로우스톤 가는 길, 너무 맛있었던 고기"

 

 헬레나에서 10시까지 늦잠을 자고 근처 마트로 캠핑 준비를 하러 갔다. 헬레나를 간다면 무조건 슈퍼 1 FOOD 마트에서 사진 속 돼지고기를 사 먹길 바란다. 아래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정말 역대급 고기였다. 심지어 가격도 너어어무 저렴했다. 다른 건 못 사더래도 헬레나에선 꼭 이 고기를 사는 걸 추천한다. (이후 다른 마트에서도 비슷한 고기를 사려고 했지만 확실히 맛과 질이 달랐다) 이것 말고도 티본스테이크(이것도 맛있었음)와 장작 등 캠핑에 필요한 물건들을 샀다. 그리고 바로 우리는 옐로우스톤으로 출발했다. Super 1 Foods (위치)

 

 한국에서 계획을 세울 때는 보즈만이라는 도시에 파이브 가이즈를 갈 예정이었지만, 옐로우스톤이 폭우로 북문이 폐쇄되어서 서문에 가까운 길로 가게 되었다. 그래서 에니스라는 곳에 있는 멕시코 레스토랑에서 브리또를 간단히 먹었다. 가격도 맛도 착한 맛집이었다. Nacho Mama's (위치)

 

옐로우스톤 지도

 북문 폐쇄(가드너)로 우리는 서문(West Yellowstone)으로 갔고 마그네틱을 사기 위해 마을 기프트샵을 들렸다. 혹시나 마그네틱이나 기념품을 사실분들은 West Yellowstone의 가게보단,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안에 있는 캐논 빌리지 (Canon village) 쪽 제네럴 스토어를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옐로우스톤을 도착한 날은 남문부터 캠핑장 사이에 있는 5곳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Firehole River Swimming Area,  Fountain Paint Pot, Grand Prismatic Spring, Old Faithful, Thumb Geyser)

Firehole River Swimming Area

 우선 첫 번째 방문한 곳은 Firehole River Swimming Area인데, 폭우와 산사태로 해당 지역은 폐쇄되어 있었다. 시원하게 물놀이를 하고 갈까 했는데 그냥 지나가기로 했다.  Firehole River Swimming Area (위치)

 

Fountain Paint Pot

 두 번째 방문지는 Fountain Paint Pot에선 부글부글 올라오는 머드와  푸른빛이 나는 예쁜 핫 스피링이 있었다. 짧게 10~20분 정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Grand Prismatic Spring 방향으로 막히는 도로
Grand Prismatic Spring

  세 번째 방문지는 Grand Prismatic Spring라는 곳이다. 옐로우스톤하면 메인 사진으로 주로 사용되는 곳이다. Grand Prismatic Spring을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앞에서 보는 곳과 위 사진처럼 멀리서 한눈에 보는 곳이 있다. 우리는 멀리서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 (위치) 선택한 이유는 옐로우스톤엔 핫 스프링이 많이 있다 보니 바로 앞에서 보는 건 쫌 질리기도 할 것 같았고 그곳의 주차장의 자리가 없어서 엄청나게 밀려 있었기 때문이다. 옐로우스톤의 도로는 모두 편도 1차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잘못 걸리면 정말 오랜 시간을 도로에서 머물 수 있다. 참고로 Grand Prismatic Spring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곳의 주차장은 무척 작아서 항상 줄을 서서 주차를 해야 된다. 그나마 멀리서 보는 곳(사진 속 풍경)의 주차장은 쫌 크다. 전망대까지는 주차장에서 20분 정도 트레킹을 해야 한다. 가는 길엔 나무 그늘이 없어서 더위를 느끼면서 다녀왔다. 하지만 전망대에 오르는 순간 무지개색으로 보이는 Grand Prismatic Spring는 너무 아름다웠다. '자연에서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색이 나올 수 있을까? 진짜 자연색이 가장 아름답다'라고 마이쮸와 함께 감탄하면서 보았던 것 같다. 

 

 다음 코스는 Old Faithful를 가려고 했지만ㅠ0ㅠ시간이 부족하여 내일 다시 오기로 하고 Thumb Geyser를 방문했다.

Thumb Geyser

Thumb Geyser은 예전에 내가 옐로우스톤에 방문했을 때 처음 온 곳이라서 꼭 다시 오고 싶었다. 그런데 예전처럼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 한 듯했다. 예전에는 활발한 간헐천 활동으로 연기도 자욱하고 멋있었는데 그저 고요하기만 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옐로우스톤 호수를 바라보며 걸어가니 예전 생각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옐로우스톤의 첫 번째 날도 바쁘게 움직였다. Bridge Bay Campground 캠핑장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 넘었다.

그런데 아직 여행이 끝나지 않았다. Bridge Bay Campground 캠핑장에 들어가자마자 사슴 떼가 우리를 마중 나왔다. 진짜 신기한 것은 텐트 옆에서 아무렇지 않게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나무에 가렸지만 사슴이 3~4마리가 텐트 주변에서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진짜 꿈인 것 같았다. (왠지 매일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서둘러 우리 텐트 쪽으로 갔는데... 아쉽게도 이런 광경은 이후 보지 못 했다ㅠ)

 

  저녁은 헬레나에서 사 온 돼지고기로 바베큐를 해 먹기로 했다. 배가 너무 고팠는데, 거대한 장작 때문에 불을 붙이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 (도끼가 필요해ㅋㅋㅋㅋ사야 되는 이유 또 추가) 열심히 불을 붙인 덕분인지 불 위에서 구운 돼지고기가 진짜 천상의 맛이었다.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 하고~ 최고의 맛이었다. 여행하면서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부위로 사서 먹어봤지만 고기질이 좋았는지 이때 먹은 고기가 정말 너무 맛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헬레나를 간다면 무조건 슈퍼 1 FOOD 마트 가서 해당 고기를 사라!) 식사를 하고 내일 아침 일찍 야생동물을 찾아다녀야 했기 때문에 일찍 잠에 들었다. 

 

 

"두 번째 날 : 진짜 야생동물 많은 야생"

 

 우리는 5시 30분쯤에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야생동물을 찾으러 다녔다. 더운 낮에는 야생동물(특히 곰)이 활동을 안 하고 새벽에 돌아다닌다는 정보를 듣고 우리는 야생동물 뷰 헌팅을 하러 나섰다. (아이슬란드에서 한 오로라 헌팅이 생각난다)

 

 헐 그런데;;; (처음에 아직 잠에서 덜 깬 줄 알았다) 캠핑장에서 나서기도 전에 집 아래 장화 신은 여우가 다소곳하게 앉아 있는 게 아닌가?? 진짜 잠에 덜 깬 줄 알고 여러 번 눈을 비볐다. 계단 밑에 여우 집이 있는 듯했다. 여우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러 마리가 나와서 장난을 치고 놀았다. 너무 사랑스러웠다. 우리는 여우에 홀린 듯 한참을 보고 난 뒤, 곰과 바이슨, 늑대를 찾아 떠났다.

 

Hayden Valley 쪽에 곰과 늑대가 출몰한다는 말을 듣고, 이동했다. 이동 중에도 정말 너무 많은 사슴을 보았던 것 같다. 이 정도면 정말 사슴 농장이다. 

Hayden Valley에 도착하자 정말 또, 동화 같은 일이 일어났다. 바이슨 떼가 도로를 점거하여 차가 움직이질 못 했다. 너무 신기해서 그냥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점점 차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한참을 바로 눈앞에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기다리는 현지인(?)이 답답했는지 바이슨 떼를 뚫고 사이사이를 지나가서 우리도 함께 지나갔다. 바로 바이슨 옆을 지나는데 당황했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리를 쳐다봤다. Hayden Valley (위치)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곰과 늑대는 찾아다녔지만 아쉽게도 보지 못 했다. 하지만 장화 신은 여우와 바이슨 떼에 값진 경험 때문에 너무 만족스러웠다. 우리는 다음 목적지인 Mammoth Hot Springs까지 가서 2시간 정도 잠을 잤다. 

Mammoth Hot Springs
Norris Geyser Basin

 Mammoth Hot Springs을 보고 바로 Norris Geyser Basin를 방문해서 봤지만... 사실 계속 비슷한 것을 보니 큰 감흥이 없었다. (아침에 본 여우를 다시 보고 싶었다) 심심한 우리는 캐논빌리지로 이동하여 점심 식사와 가게 구경을 하기로 했다. Mammoth Hot Springs (위치), Norris Geyser Basin (위치)

 

 캐논 빌리지는 다른 국립공원과 다르게 엄청 큰 편이었다. 음식점 외에도 구경할 게 꽤 많이 있었다. 기프트도 퀄리티 높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서 구경하는데 재미있었다. 점심은 햄버거를 먹었는데 햄버거도 퀄리티와 맛이 좋았다. Canyon Village (위치)

 

그리고 우리는 바로 근처에 있는 옐로우스톤 폭포를 보러 갔다. 

Lookout Point
Artist Point
Artist Point

옐로우스톤 폭포를 볼 수 있는 뷰는 다양했는데 , Lookout Point에서 본다면 강력한 물줄기를 느낄 수 있었고, Artist Point에서는 멀리서 보는 멋진 뷰와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Brink of Lower Falls (위치), Artist Point (위치)

 

 폭포를 보고 오는데,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뭔가 보고 있다. 야생동물이 분명하다. 달려갔더니 비버(?) 같이 생긴 녀석이 사람들 앞에서 엄청나게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그러다가 민들레꽃을 잡더니 먹기 시작한 순간, 사람들 입에서 '오~'라는 감탄사가 한꺼번에 나왔다. 나중에 찾아보는 이 녀석은 Yellow-bellied marmot (머밋)이라는 야생동물이었다. 

 

차를 타기 위해 주차장에 왔다가 가지고 싶은 차가 보여서 찍어보았다. 벤츠 스프린터를 캠핑카로 개조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동일 캠핑카 튜닝 브랜드를 타고 다녀서 찾아봤더니 3억 정도 하는 차량이다. 참 부자들이 많은 것 같다. ㅋㅋ

 

 부러움을 뒤로한 채 출발하였다. 사거리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데 앞차에서 손으로 무언가를 가리켰다. 무슨 상황이지 고개를 돌리는 순간 곰이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고 있었다. 

와우 그렇게 쫓아다녔던 곰을 드디어 봤다. 보기 쉬울 줄 알았는데 정말 어려웠다. (우리가 지나간 다음 캐논 빌리지에서 새끼곰과 함께 나타난 어미곰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히 멀리서나마 곰 보기 미션을 성공하여 후련한 마음으로 어제 방문하지 못한 Old Faithful로 이동하였다. 

 

Old Faithful에는 1시간~2시간마다 높이 분출하는 간헐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막 끝났었는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Old Faithful는 1시간 동안 터질듯 말듯 하며, 우리에게 장난을 치는 듯 했다. 

 

 긴장감이 차츰 없어질 때쯤 푸우우우욱 하는 소리와 함께 물이 높이 분출되었다. 오래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멋진 쇼를 보여주었다. 아이슬란드에서 보던 것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여긴 공연장처럼 벤치가 있어서 꼭 공연을 보는 듯했다. 이곳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잠깐 1~2시간 쉬어간다고 생각하고 방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Old Faithful (위치)

 

 이렇게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모든 구경을 끝내고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참고로 우리가 머물렀던 Bridge Bay Campground에는 샤워실이 없어서, 근처에 있는 Fishing Bridge RV Park에서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샤워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용하지 못했다ㅠ왜냐하면 사람들이 너무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과감히 포기하고 캠핑장 화장실에서 간단히 씻기로 했다. (미국 서부의 날씨는 덥지만 엄청 건조하여 우리나라랑 다르게 찝찝한 느낌은 없다)

 

 마지막 밤은 와인과 티본스테이크를 먹으면서 분위기 있게 마무리했다. 사진을 다시 보니 고요한 옐로우스톤 캠핑장에서 '타닥타닥' 타는 장작 소리를 들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잠을 자고 일어나 캠핑장을 떠나는 길에 보니 바이슨이 여기 와서 함께 자고 있었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야생동물을 찾아다녔던 것이 우리에겐 더욱 재미있는 추억이 되었다. 우리는 늦잠 자고 있는 바이슨을 남겨두고 다음 여행지인 그랜드티턴 국립공원과 솔트레이크시티로 향했다. 

 

미국 여행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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